처음에 친구를 통해 이 영화의 sound track을 접하고 완전 빠졌다.
심지어 영화를 보지도 않았는데 음악만 들었는데도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실제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주변의 대부분의 평은 음악은 좋은데 스토리는 별로... 라고 했다.
그래서 영화보고나서 나도 실망하게될까하는 생각에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질렀음ㅋㅋ
결과는 대만족!!! 내가 보고싶었던 영화였다.
영화의 주 내용이 거의 80% 노래에 대한 내용이고 실제로 노래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왜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는 가지만 영화를 보기전에 sound track에 꽃혔던 나는 너무너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 계속 영화 보는 내내 적절한 타이밍에 나오고 어떻게 그 노래가 만들어졌는지 왜 그런 가사가 나오게 된 것인지를 알게되니 더욱 더 좋아졌다.
같이 보러가고 싶은 친구들은 이미 다 봤다고 해서 오늘 5시 40분에 상영되는 걸로 혼자 보러갔다.
글구 예매하다가 내가 가지고있는 크로스마일 카드는 cgv 콤보 공짜라고 해서 나 혼자 카라멜 팝콘이랑 탄산음료 두개 신나게 먹고 마셨네ㅋㅋㅋ
혼자서 극장에 영화보러 간 건 생전 처음이라 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약간 설렌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랬는데 의외로 넘 넘 좋았다.
앞으로 자주 보러 가게될듯ㅋㅋㅋ
아 그러고 보니 '다시, 포르투갈' 책 보면서 혼자서라도 해보고 싶은게 생겼는데 바닷가를 지나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거다. 다만, 우리 나라에 바닷가 바로 옆을 지나가는 기차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
암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음악은 일상의 지루한 장면들도 의미있는 순간으로 바꿔 준다'는 말.
그리고 그 순간들이 진주와 같다는 말. 또한 나이가 들면서 진주를 꿰는 실이 점점 길어져서 진주에 닿기가 더 어려워 진다는 말.
그리고 좋았던 점은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가 서로 통한다는 느낌을 가지되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하지 않은 점!
둘이 헤드폰을 끼고 서로의 좋아하는 음악들을 나눠 들으면서 밤새 뉴욕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은 정말 로맨틱하면서 좋았지만 거기서 만약 둘이 키스를 하거나 더 발전 했다면 오히려 뻔한 스토리가 됐을거라고 난 생각한다. 그냥 손 잡고 같이 걸어가는데서 끝난게 좋았어ㅎㅎ
그냥 둘은 음반제작자와 가수 그리고 음악적인 소울메이트로서 지내는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
그런점에서 아마 원스 같이 좋은 음악이 나오면서 로맨스가 나오는 영화를 기대했다면 아마 실망할거 같다. 하지만 음악만 놓고 본다면 진짜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좋았던 점은 여주인공이 되게 소신있고 몽상가 타입이라는 점.
음반회사의 제안도 거절하고 소신있게 자신만의 선택을 하는 점도 멋있었고 그녀의 태도가 당당하고 노래는 진정성이라고 말하는 어떻게 보면 순진하고 굉장히 이상주의적인 모습도ㅎㅎ
물론 현실에서 그녀처럼 했다가는 아마 길거리에서 맨날 들어주는 사람도 없는데 열심히 혼자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여주인공의 친구처럼 사실 별볼일 없는 자칭 뮤지션이 될 확률이 99.9%이지만 뭐 영화는 영화니까. 그리고 나는 영화에서까지 굳이 팍팍한 현실을 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요즘 들기 때문에 그런 점이 더 좋았다.
암튼 좋은 영화 한편을 오롯이 나 혼자 (물론 사람이 가득찬 극장이었긴 했지만) 그 순간 빠져들어 볼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계속 듣고 있는 sound track은 여전히 좋구나~ 이번주 출퇴근시간, 집에서도 거의 시간 날때마다 들어서 지겨울 때도 됐는데 하나도 안 지겹다. 그리고 오늘 영화를 보고와서 아마 앞으로도 며칠간 계속 듣게될거 같다. 노래는 멜로디와 가사만으로도 훌륭한 존재이지만 거기에 스토리와 메모리가 곁들여지면 정말 '진주 같은 순간'을 만들어내는 힘을 발휘한다. Begin Again 덕분에 한동안 행복할거같다!